깨달음 향한 뜨거운 열기로 동장군 떨친다

전국 13개 도량서 참선·위빠사나 집중수행 프로그램 운영
하루 10시간 이상 실참·철야정진도…수행력 증장에 효과

“당당한 대도여! 밝고 분명하도다. 사람마다 본래 갖추고 있고, 저마다 다 이뤄져 있네.”
야보 선사가 ‘중생 그대로가 부처’임을 설한 게송이다. 이처럼 본래성불(本來成佛)을 바로 보는 것이 선의 본질이다. 따라서 선에서는 번뇌를 털어 내 부처의 성품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본래 부처인 자기 성품을 바로 보라고 강조한다.

예로부터 조사 스님들은 깨달은 바를 몇 마디 말로 전해 후학의 눈을 뜨게 했다. 그러나 지금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일언지하에 본래성불을 깨닫게 할 선지식이 부재한 만큼, 개개인의 수행력 증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의 수행력은 평상시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물론 용맹정진 등의 집중수행으로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좌 스님이 안거에 들어가는 여름과 겨울철이면 수행에 관심을 둔 재가불자도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집중수행처를 찾아 ‘참 나’를 찾는 정진에 들어간다.

올 겨울 역시 구도열기로 동장군을 떨쳐낼 집중수행 프로그램을 마련한 전국 13개 참선 및 위빠사나 수행도량에서 재가 수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참선 집중수행도량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보림선원이다. 백봉 김기추 거사의 육성 녹음을 들으며 가르침을 배우고 좌선 실수하는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보림선원의 ‘일주일 철야 용맹정진’은 재가불자 사이에서 무문관 수행으로 통할 만큼 가열차다. 일주일 동안 일체 잠을 자지 않고 좌선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에는 12월 28일부터 2010년 1월 3일까지 진행한다.

올 겨울 처음으로 참선 집중수행 프로그램을 마련한 상도선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상도선원은 전 조계종 종정 서옹 스님의 참사람 수행운동을 펼치고 있는 곳으로,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을 초청해 2010년 1월 18일부터 25일까지 7박 8일간 집중수행을 갖는다. 상도선원 집중수행은 입재식 날 화두를 제시하는 게 특별하다.

참선 집중수행도량은 이외에도 오곡도 명상수련원, 거금도 금천선원, 부산 무심선원 등이 있다. 또 부산 해인선원과 서울 길상사는 12월 26일과 27일 참선철야정진 프로그램을 마련해 집중수행을 대신한다.

집중수행은 참선 수행도량 뿐아니라 위빠사나 수행도량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면밀히 관찰해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의 삼독심을 여의게 하는 위빠사나 수행은 최근 수행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사단법인 한국테라와다불교가 설립되면서 위빠사나 수행의 대중화에 나선 수행도량들의 외연이 확대되고 있어 수행열기 또한 더없이 뜨겁다.

천안 호두마을은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겨울 집중수행을 개최하는데 이어 2010년 1월 매주 4박 5일 일정의 집중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능혜 스님과 우또다나 스님이 지도법사로 참여한다. 호두마을과 더불어 위빠사나 수행의 전통을 세운 보리수선원도 1월 16~23일, 2월 13~20일 두 차례 집중수행을 시행한다. 또 1월 11~16일 위빠사나 기본수행을 시행하고 2월 12~15일에는 설날 특별수행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과 대구에서도 수행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반냐라마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12월 31~1월 3일, 1월 21~24일 두 차례에 걸쳐 싸띠캠프를 진행한다. 그리고 겨울방학 청소년들의 수행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1월 6~9일 청소년 싸띠캠프를 연다. 반냐라마는 이외에도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5박 6일 일정의 집중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상설 집중수행 도량의 면모를 확립하고 있다.

이외에 위빠사나붓다선원과 남양주 봉인사에서도 위빠사나 집중수행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경주 골굴사는 2010년 1월 한 달 동안 매주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주일 과정으로 청소년수련회를 개최한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법보신문 / 1028호 2009년 12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