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 스님 “호선적(護禪的) 입장 탈피해야”

월암 스님 "간화선 외 수행법과 소통·회통해야"
불학硏, 제11차 간화선 세미나 개최
10월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서

조계종교육원 불학연구소(소장 현종 스님)가 10월 23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제11차 조계종 간화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간화선 수행의 성공사례와 간화선 대중화의 비전’이란 대주제로, 현장에서 선원을 운영 중인 스님들 눈으로 파악한 간화선 대중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이날 수불 스님(안국선원장)은 '안국선원의 간화선 수행과 지도방법-간화선의 본질과 이해'란 주제로 한국 간화선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수불 스님은 "간화선 이해를 위해서는 정확한 선학적인 근거가 필요하며 온 몸으로 화두 의심을 체험하고 타파해야 진정한 수행"이라며 "현재 수행풍토의 문제점은 동중(動中)수행 부분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수불 스님은 "오래 앉아있는 것만으로 수행을 삼는 것은 묵조사선의 무리와 다를 바가 없다"며 "결제와 해제를 막론하고 동적인 수행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불 스님은 또 "간화선 대중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눈 밝은 선지식이 절실하다"며 "안거의 횟수나 선수행기간이 오래됐음을 미덕으로 삼지 말고 정확하게 공부한 자들을 가려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불 스님은 끝으로 "오늘 논의는 기존 수행풍토의 비판이 아니라 한국 간화선 발전을 위해서는 호선적(護禪的) 입장을 탈피해야 한다는 데에 그 뜻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월암 스님(벽송선원장)은 ''벽송선회와 간화선 대중화의 비전-벽송선회를 통해 본 간화선 대중화에 대한 문제점과 방향'을 주제를 통해 "화두공부 역시 하나의 방편이지만 말세중생에게는 가장 실천하기에 적합한 수행법"이라며 간화선 대중화 방향으로 6가지를 제시했다.

△선교겸수(禪敎兼修)로 정견(正見) 확립: 선학에 대한 정견 없이 실참(實參)에 뛰어들어 무지선(無知禪)에 빠지는 것은 비판받아야 할 일이다.

△동정수행의 병수(動靜倂修): 말로는 활발발(活發發)을 금과옥조처럼 여기지만 실제로는 대혜선사가 비판한 묵조사선적 형태를 연출하고 있다.

△해행상응(解行相應)으로 수행과 깨달음 일치: 수행이력과 인격이 일치하지 못하고 깨달음과 실천이 통일되지 못하는 기형적 신앙형태를 연출하고 있고 전문 직업수좌의 한탕주의적 발상은 조사선 종지종풍 역행하는 것이다.

△교육 강화와 전문인력 배양: 조직적 운영 일환으로 간화선 수행센타 설립 추진해야 한다.△원융적 수행태도 정립으로 원통불교 지향: 조사선, 간화선만이 최상승이라 국집하는 것은 법집(法執)의 병통이다. 간화선 이외의 수행법과 소통·회통해야 한다.

△비지쌍운(悲智雙運)으로 보현행원 실천: 조실 방장이 문장(門長) 역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납자를 지도하는 스승으로 그 위상과 역할이 재고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금강 스님(미황사 주지), 고명석(포교연구실 선임연구원), 박희승(기획실 차장)이 질의에 나서 토론을 펼쳤다.

이날 세미나에는 안국선원 신도들이 대거 참석해 세미나가 열린 공연장은 물론 앞 복도까지 가득 메운 채 경청하며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영석 기자
[불교저널 2009년 10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