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학硏 ‘간화선 세미나’ 개최

“간화선 대중화, 동적수행 병행을”

수불스님 “정적인 공부 충분…動中 수행을”
월암스님 “시대.대중 맞춘 수행법 개발을”

한국불교 간화선이 대중화하려면 앉아서 하는 정적인 수행과 함께 동적인 수행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소장 현종스님)가 지난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개최한 ‘제11차 간화선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안국선원장 수불스님과 함양 벽송선원장 월암스님은 간화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간화선 수행의 성공사례와 간화선 대중화의 비전’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재가불자들에게 간화선을 지도하며 수행의 붐을 일으킨 안국선원과 선회(禪會)를 통해 한국 간화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벽송선원을 이끄는 두 스님이 발제자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은 “간화선은 화두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온갖 역순경계에 끄달리지 않고 시절인연 따라 천진면목을 밝힐 수 있도록 한 최상승 수행”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참의심을 드는데 실패하고 다른 수행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선지식을 믿지 않는 풍토와 간화선 지도 방법상의 문제점, 화두를 바르게 참구하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선원마다 대중이 넘치고 재가자들을 위한 수행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제시됨에도 간화선의 위기를 논하는 이유에 대해 수불스님은 “동중(動中)수행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수불스님은 “간화선이 앉아있음만으로 선을 삼는 묵조선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제기됐음에도 동정일여(動靜一如) 수행방법보다 오래 앉아있는 것만으로 수행을 삼는 경우가 있다”며 “정적인 공부가 충분한 한국선원에서는 결제와 해제를 막론하고 동적인 수행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화두참구를 지도할 지도자 양성 △종단차원의 수행공간과 연구원 △공부한 자들을 정확히 가려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벽송선원장 월암스님은 좀 더 구체적인 문제점과 방향을 제기했다. 월암스님은 “교학을 폄하하고 책 보는 행위를 금기시해 정견을 세우지 못하고 실참에 뛰어들어 무지선(無知禪))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며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고 동시에 실참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선교겸수(禪敎兼修)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 △수행과 깨달음이 일치되고(解行相應) △교육의 강화와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구와 수행센터가 설립되고 △선을 수행하고 선으로 교화하는 행화일치를 몸소 실천해야 간화선 대중화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월암스님은 “현대는 다양화의 시대이므로 다양한 근기가 어우러져 대동(大同)을 이루어야 조화롭고 화해로운 세상이 된다”며 “원통적이고 원융적인 불교의 사상적 토대 위에서 간화선과 그 이외의 수행법이 소통되고 회통돼야 불법의 본래 취지에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스님은 “수행의 계위를 체계화하고 여타 수행법을 깨달음을 돕는 방편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시대와 대중에 알맞은 맞춤형 수행법이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과 고명석 포교원 포교연구실 선임연구원, 박희승 총무원 기획실 차장이 질의자로 나서 질문하고 답변하면서 간화선의 대교화 방안을 모색했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불교신문 2569호 2009년 10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