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암사 국제선센터 건립 10억 쾌척한 수불스님

조계종 종립특별선원 문경 봉암사 국제선센터 건립을 위해 10억여 원을 쾌척한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이 지난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정 표창을 받았다. 총무원장 지관스님으로부터 표창을 전해받은 이 자리에서 스님은 “누가 해도 해야 할 일이라 한 것이지 상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며 “모두 한국의 선불교 발전을 기원하며 십시일반으로 모은 신도들의 후원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해야 할 일이라 한 것일 뿐”

스님의 겸양과 달리, 봉암사 입장에서 이번 후원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국제선센터 건립을 위해 올 2월 문경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봉암사의 첫 번째 과제는 다름 아닌 문경시 원북리 일대의 옛 석탄공사 소유 토지를 매입하는 일이었다. 대웅전 앞산의 7부 능선부터 산 너머까지 해당하는 이곳은 최근 개발이 가능하도록 규제가 완화돼, 타종교 수련원을 비롯해 납골당, 골프장 등 건립이 추진됐다. 난개발로 수행환경을 위협받던 봉암사는 안국선원의 보시금 전액으로 111만9471㎡(33만4600여평)에 달하는 옛 석탄공사 소유 임야를 매입하게 됨으로써 큰 시름을 덜 수 있었다.

지난해 스님은 종립특별선원으로 수좌들이 모여 공부하는 곳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한다. “한국불교의 근간은 수행이므로 수행풍토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스님의 평소 생각을 잘 알고 있던 신도들은 두 말 않고 그 의견을 좇았다. 당초 토지매입금을 3년 동안 분할상환하기로 했던 것과 달리 일시에 상환할 수 있었던 것도 신도들의 배려 덕분이었다.

사실 수행을 위한 스님의 후원에는 조건이 붙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봉암사 외에도 함양 벽송사 선방불사에 20억원을 보시했고, 또 해인총림 해인사에도 5억원을 보시해 불사를 도왔다. 모두 간화선 맥을 이어온 도량이다. 이처럼 한국불교 특히 선불교 발전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재볼 것도 없이 후원해주기에, 선불교 대중화의 공로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렇다고 상을 내는 법도 없다. 수행도량 외에도 하버드대학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군 불교와 어린이포교 등에 수억원을 보시하고 있지만, 누가 알아주길 바라지 않는다.

<수불스님은 지난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으로부터 조계종정 표창을 받았다.>

수불스님은 “타종교의 활발한 선교활동과 비교해 보면 조계종을 비롯한 한국불교가 갈 길은 아직 멀다고 생각된다”며 “앞으로도 한국불교의 풍토를 쇄신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신도들과 함께 미력이나마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사진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불교신문 2009년 10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