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군종교구장 일면스님

"고무신 몇 켤레 닳았지만 보람 컸다"

“처음 군종교구장을 맡을 때부터 재임은 않겠다고 원칙을 세웠어요. 군 포교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군 법당을 찾아다니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싶어 고무신이 여러 켤레 닿을 정도로 분주히 움직였어요.”

군종교구장 임기만료를 한 달 앞둔 시점인 지난 8일 호국 원광사에서 해임기자회견을 가진 일면스님은 재임 설을 일축한 뒤 곧바로 교구장 임기 시 힘들었던 점을 털어놓았다. 고무신이 여러 켤레 닳았다는 스님의 말은 지난 4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결코 엄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군종교구 출범 이듬해 수계자는 3만4000여 명이었으나, 다음해 4만여 명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8만7000여 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군종교구의 수입도 그래프 상 가파른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4년간 군종교구에 들어온 돈이 73억원에 달한다. 이 중 여러 사람이 소액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만인동참 후원금이 8억2천여 만원, 안국선원 진흥원이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후원금이 7억여 원이다. 비상설 후원금도 23억여원에 달하고 있다.

일면스님이 교구장을 맡는 동안 46개 법당이 중창불사를 했으며, 14개 건물이 새로 들어섰다. 이처럼 군 포교의 통계가 상향곡선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일면스님의 노력이 컸기 때문이다. 스님은 수계법회와 특별법회를 합쳐 4년간 총 139회나 군 법당을 방문했다.

후임 교구장의 현안 과제에 대해 스님은 “육군훈련소에 5000명 수용 가능한 새 법당을 짓는 것은 후임 교구장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비구니 군승 파송과 타종단 군승 참여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 말에 논란이 됐던 군승 독신 예외 조항에 대해 일면스님은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사전에 차후의 문제점을 예방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유응오 기자 arche442@hanmail.net
[불교투데이 2009년 6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