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학ㆍ명상수련법회로 한국불교 널리 알릴 것”

뉴욕 불광선원 ‘큰법당’ 개원법회를 가다

현각스님 “미국서 한국불교 전통 배울 기회 만들어줘 감사”
건립계획 9년 만에 ‘큰법당’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완공

미국 동부지역의 대표적인 해외포교 사찰인 뉴욕 불광선원(주지 휘광)이 5월 17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큰법당’ 개원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법당 건립으로 불광선원은 뉴욕과 뉴저지 한인 사찰 가운데 대표적인 절로 성장함은 물론, 한인과 타민족 포교의 도량으로 ‘제 2의 성장’을 꿈꾸게 됐다. 또한 한국불교 문화와 전통을 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는 큰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 禪현지인 포교중심 발돋움

이날 큰법당 개원법회에는 안국선원 선원장 수불스님이 개원을 축하하며 특별 법문을 하기 위해 뉴욕을 직접 방문했다.
이날 법문에 나선 수불 스님은 “수행을 통해 안목을 키워나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르침을 통해 수행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며 “오늘 큰법당 개원식이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을 전하는 전당이 될 것이라 기대하며, 실천을 통해 믿음이 더욱 굳건해지는 도량으로 성장해 더 나아가서는 동ㆍ서양이 하나로 교감하는 세상을 여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설했다.

이에 앞서 주지 휘광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13년간 지낸 작고 좁은 법당을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큰법당에서 오직 신심과 원력으로 부처님의 법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민 1～2세 교포를 위한 포교는 물론, 명상수련법회를 활성화해 현지에 거주하는 미국인 포교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저희 불광선원의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불사 소식을 듣고, 총공사비 220만불 중 50만불을 기꺼이 쾌척해주신 수불 스님 이하 안국선원의 모든 신도분께 감사를 드리며, 이를 계기로 안국선원과 불광선원의 깊은 협력을 통해 간화선 수행법을 전하는 ZEN(선)센터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원법회에는 프린스턴대학 불교학 교수 스티븐 타이저 교수,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 현각 스님,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 미타선원 주지 하림 스님, 원각사 대성 스님, 前범어사 포교국장 무관 스님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현각 스님은 “미국 사회에서 건축 관련 인ㆍ허가의 까다로움을 잘 알기에 그간 불사가 얼마나 어렵고 힘드셨을지 알 것 같다”며 “미국에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한국불교의 전통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 주신 것에 대해 너무 감사드린다”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 현각 스님이 축사를 하고 있다.

#원력으로 새 법당 불사 결실

‘불교의 생활화 대중화 세계화’를 슬로건으로 1996년 개원한 불광선원은 30명을 수용하기에도 벅찰 만큼 공간이 협소해, 일요법회 참석자가 150여 명에 이르자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절실했다. 하지만 법당으로 사용하던 건물은 230년의 역사를 가진 사적지로 지정돼 있어 증축을 할 수 없었다. 신축이 불가피해 신축안을 제출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 후 여러 가지 난관을 봉착했지만 결국 건립 계획 9년 만인 5월 17일 새 법당 불사가 마무리 됐다.
2007년 7월 기공식 이후 2년여의 불사 끝에 완공된 새 보금자리인 큰법당은 지하 1층, 지상 1층 총 2층으로 구성됐다. 1층 법당은 약사부처님을 주불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협시불로 모셨다. 새로 설치한 영단에는 평생 위폐를 모실 분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양옆 벽면에는 삼천불 부처님이 봉안 되어있다. 또한 첨단영상시스템을 도입해 삼존불 위에서 영상스크린이 내려오며, 이와 함께 첨단 음향기기도 구축했다.
지하 1층에는 청년부 및 중고등부법회, 참선, 다도실 등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꾸몄다.
이전 건물은 스님들의 요사채 및 어린이 법회, 공양간으로 이용하게 된다.

#미국 주류사회 포교 위한 승가 인재양성 결실

휘광 스님은 사람 욕심이 특히 많다. 미국 주류사회에 불교 포교를 위한 승가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장학회를 설립했다. 장학회가 배출한 혜민 스님과 일미 스님은 휘광 스님의 인재불사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혜민 스님은 휘광 스님의 상좌로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 지금은 햄프셔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모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프로그램 ‘출가, 그 후 10년’에 소개되기도 했다. 일미 스님은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듀크 대학에서 한국불교를 가르치고 있다.

이 스님들은 미주 불교계의 대표적인 학승(學僧)으로 한국불교를 제대로 알리고 가르칠 수 있는 스님들이다. 이외에 하림 스님, 정범 스님, 일담 스님, 설주 스님, 성본 스님 등 20여명의 스님들이 불광선원을 거쳐 갔다.

#불교대학 설립 등 해외포교 미래 밝아

이제 불광선원 큰법당의 탄생으로 매주 수백 명의 1, 2세대 불자들이 부처님을 향한 뜨거운 신심으로 기도와 수행정진을 할 수 있게 됐다.
휘광 스님은 “우선 불교교양대학을 개설해 불교기본교리와 사찰 예절 등을 가르치고, 명상수련법회를 보다 활성화해 현지인 포교에 주력할 것이다. 아울러 여러 문화행사를 통해 한국전통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힘을 다할 것”이라며 불광선원의 청사진을 그려보였다.
이번 개원법회를 통해 맺어진 안국선원과 불광선원의 아름다운 인연은 해외포교 역사의 큰 획을 그었다. 한국불교의 세계화, 그 10년 후 밝은 미래가 기다려진다.

뉴욕=오세룡 부산지사장
[현대불교신문 / 2009년 5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