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지도도 사찰 ‘홀대’

시청 지리정보에 선암사 등 천년고찰 누락돼
주요사찰 다수 빠져…‘제2 알고가 사태’ 비판

불도(佛道) 부산시 지리정보에도 선암사 등 천년고찰이 누락돼 여전히 불교가 홀대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광역시청 홈페이지(www.busan.go.kr)에서 제공하는 부산시 교통정보 페이지(http://www.busan.go. kr/05_traffic/06_gis/01.jsp)는 많은 시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부산 각 지역의 위치정보를 확인하는 사이트다.

지도서비스 중 ‘전자지도’의 검색 결과, 금정구의 경우 ‘사’, ‘암’, ‘선원’, ‘포교당’으로 검색해도 범어사 등 23개 사찰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금정구에 위치한 안국선원, 홍법사, 금화사, 금천선원은 검색되지 않았다. 이에 반해 ‘교회’라는 검색어로는 무려 114곳을 확인할 수 있다. 금정구는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에 등록된 사찰만도 95곳에 이르는 부산에서는 가장 사찰 수가 많이 분포한 지역이다.

또 부산진구의 경우 천태종 부산지부인 삼광사와 천년고찰인 선암사 등 대표적인 사찰이 빠져 있다. 이밖에도 연제구의 마하사, 기장군의 장안사, 사상구의 운수사를 비롯한 전통사찰로 지정된 곳은 물론이며 사하구의 관음사, 수영구의 영주암 등 주거지에 위치한 지역 대표 도량조차도 이 지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구(회장 손정현)는 최근 “부산시 홈페이지 내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지리정보 시스템에서 부산진구의 삼광사, 선암사를 비롯, 금정구의 안국선원 등 부산을 대표하는 다수의 사찰 정보가 누락됐다”고 비판했다.

전자지도에서는 “부산에서 원하시는 곳을 빠르게 찾아보실 수 있다”며 친절한(?) 서비스를 자처하고 있지만 정작 찾고자하는 사찰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대중교통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부산시 교통지도 시스템’에서는 전자지도에 빠져 있는 사찰 검색이 가능해 부산시가 일반 시민에게 제공하는 일련의 정보가 뒤죽박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유시티정보담당관실 생활정보계 담당자는 “전자지도는 ‘사이버 맵 월드’라는 민영 회사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링크시켜 놓은 것일 뿐 부산시에서 직영하는 정보는 아니기에 정보 누락 여부에 대한 책임이 부산시에 있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는 시를 비롯한 여러 업체의 지도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시에서 완전히 지도정보 제공을 맡을 예정”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해당 지도정보를 제공한 사이버 맵 월드 관계자는 “주요 관공서를 비롯한 시내도로 중심의 위치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산중에 있는 몇몇 사찰이 빠진 것으로 파악될 뿐 종교를 편향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지도에서 찾을 수 없는 곳의 이름과 위치를 알려 주면 지리정보 내용을 보강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박도한 사무국장은 “아무리 민영 회사가 운영하는 지도정보라고 하더라도 시를 대표하는 홈페이지에서 지역의 주요 사찰이 누락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사실은 제2의 ‘알고가’ 문제나 다름없다”며 “각 지역의 지도에서 누락된 사찰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타 종교 시설과 비교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법보신문 / 2008년 10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