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훈련소 법당 협소 군불자 발길 돌린다

증축불사 절실…조계종 승적 취득 조건으로 천태·진각종 군승파송 막아

논산훈련소로 불리는 육군 제2훈련소의 군법당 호국연무사의 증축불사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일면스님)는 논산훈련소 호국연무사가 법회 참석 인원을 수용하지 못해 군불자들이 타종교시설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매주 4000~4500명이 법회에 참석하고 있으나 호국연무사는 법당안에 2000명밖에 수용하지 못한다. 법당에 들어가지 못하는 장사병은 법당밖에서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 게다가 원불교가 군종장교를 파견하기 시작하면서 불자 장병들이 훈련소내 새로 건립된 원불교 교당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호국연무사는 법당과 부속시설이 노후하고, 편의시설이 거의 없어 새로운 불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타종교에 비해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인력충원도 절실하다는 여론이다. 개신교는 논산훈련소에 목사 2명과 군종병 2명, 사무직원 4명을 배치하고 있고, 천주교는 신부 1명, 수녀 3명, 군종병 2명, 직원 2명을 두고 있다. 반면 불교는 군법사 1명, 군종병 2명이 전부다.

그럼에도 조계종은 80~100여억원이 소요되는 신축불사는 물론 직원채용은 예산부족으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종교구는 건립기금 확보를 위해 사찰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지만, 참여를 약속한 사찰은 안국선원 등 일부 사찰에 그치고 있다.

불교 11억5천만원-개신교 80억원

불교계의 군포교 상황이 열악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상황이 열악한 만큼 통계로 확인되는 각종 현황은 군포교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2007년말 기준 군내 종교별 신자 현황을 보면 불교가 11만4천명인데 반해 개신교는 21만5천명에 달하고 천주교는 7만6천명으로 불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확보하는 군종장교도 불교는 136명이지만, 목사는 262명, 신부는 86명이다.

각 종교별 예산을 살펴보면, 불교계의 상황은 심각하다. 조계종 군종교구의 올해 예산은 해마다 증액해 11억5천만원으로 책정했지만 개신교 군선교연합회 80억원, 천주교 군종교구청 40억원에 비하면 여전히 절대적으로 미흡한 수준이다.

군부대 최일선에서 포교를 담당할 군승요원 확보도 여의치 않은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군승요원과 사관후보생 모집은 해마다 미달을 반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조계종은 기득권을 내세워 진각종 위덕대와 천태종 금강대의 군승진입을 막고 있다.

천태ㆍ진각종, 독자 파송방안 모색

최근 조계종 군종교구는 상임위원회에서 천태종과 진각종이 군승을 파송하려면 조계종 승적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군종교구장 일면스님은 "천태종립 금강대와 진각종립 위덕대를 포함해 국가가 인정하는 4년제 대학 졸업자가 군승장교(군승요원)로 군복무를 원할 경우 군종교구령에 따라 현 군불교의 의제. 의식절차를 학습 수행해야 하며, 군승사관후보생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승종책의장 조길조 법사는 "다른 종단이 군법사를 파송하기 위해서는 조계종 승적을 취득한 후에 가능하다"는 군종교구의 입장을 밝혔다.

이는 천태종과 진각종으로서는 종단 존립근거를 흔드는 사안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천태종과 진각종은 승적은 그대로 유지하고 개신교의 경우처럼 군불교협의체를 통해 군승 파송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조계종과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종단은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헌법소원을 통해 단독으로 군승을 파송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봉영 기자 opyj@naver.com
[불교닷컴 / 2008년 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