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 태어난 한국서 예술로 ‘회향’

7~8일 ‘한국-대만 불교문화 교류의 밤’

‘중생을 제도한 뒤에야 보살과를 이루고, 지옥이 비지 않는 한 성불하지 않으리!’

석가모니불이 입멸한 뒤 미륵불이 도래하기까지 중생을 교화ㆍ구제한다는 지장보살의 맹세다. 중국에서는 이 지장보살에 대한 신앙이 유별나다. 안휘성 구화산은 중국 최대 불교성지로 꼽히는데, 바로 지장보전이 있기 때문이다.

구화산 지장보전에는 지장보살의 화현으로 믿어지는 육신불(肉身佛)이 있다. 육신불은 실존했던 인물의 시신을 불상으로 안장한 것.

그런데 중국에서는 그 육신불의 주인공을 8세기 신라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김교각(金喬覺) 스님으로 여기고 있다. 지장보살이 신라 땅 김교각 스님으로 몸을 나타내, 이후 중국에서 중생을 구제한 뒤 입적했다는 믿음이다. ‘지장보살=김교각’인 셈인데,중국 불교 신도들은 그런 김교각 스님이 태어난 한국을 찾는 것을 대단한 소원으로 여긴다.

◀지장보살 태어난 한국서 예술로 ‘회향’

오는 7~8일 부산 금정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한국ㆍ대만 불교문화 교류의 밤’ 행사가 열린다. 부산 안국선원이 대만 가오슝에 있는 원조사(圓照寺)의 ‘김교각 가극단’ ‘여래지성 합창단’ 등을 초청해 이루어지는 공연행사다.

김교각 가극단은 7일 오후 7시 ‘바라문녀 어머님 구하기’라는 제목의 경극을, 여래지성 합창단은 8일 오후 7시 ‘온갖 복을 받는 길’을 제목으로 불교 경전을 소재로 한 합창 공연을 펼친다.

이 중 ‘바라문녀 어머님 구하기’는 지장보살의 전생 이야기를 극화한 것으로, 바라문녀로 태어난 지장보살이 부처님을 비방하며 악행을 일삼은 죄로 무간지옥에서 고통받는 어머니를 지극한 효심으로 구하는 이야기를 중국 전래 경극 형식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부산의 안국선원과 대만의 원조사가 교류행사를 갖게 된 것은 전적으로 원조사 스님들과 불자들의 발원에 따른 것이다.

원조사 주지 경정 스님은 “평소 세상에 은혜를 두루 미친 지장보살의 덕행을 사모해, 지장보살이 태어난 나라에 그 덕을 회향하고 싶다는 원력을 세우게 됐는데, 마침 안국선원과 인연이 닿아 그 소원을 이루게 됐다”고 전했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도 “한국과 대만의 불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하나된다는 의미에서 이번 공연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051-583-0999.

임광명 기자
[부산일보 / 2007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