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인력, 사찰 참여 '삼박자' 갖춰야

기획점검-파라미타, 청소년 포교활성화 어떻게?

계성스님 “후원 기금 조성해 예산 확보할 터”

사진제공 = 파라미타

어린이청소년포교의 중요성을 인식한 포교원은 어린이청소년포교 3개년 계획에 따라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그 결과 어린이법회교재를 발간하고 불교애니메이션을 종단 처음으로 제작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콘텐츠의 활용도를 높일 수가 있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예산확보가 동반돼야 그간 포교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가 있다.〈편집자 주〉

사찰 참여율 늘어야

어린이ㆍ청소년 불자 층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2008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종교별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ㆍ고등학교 불교인구는 개신교(51.1%)+천주교(18.5%)의 79.6%에 비해 절반 수준인 31.5%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찰 및 단체 활동 등을 통해 지도자들이 체감하는 어린이 청소년 불자 감소 인구는 이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어린이ㆍ청소년이 없는 한국불교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불교계는 점점 취약해져가는 어린이ㆍ청소년 포교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청소년 포교의 문제점과 어린이ㆍ청소년 포교를 위해 선결돼야 하는 과제는 무엇일까?
포교원 및 포교 단체들은 2008년을 기준으로 조계종사찰 2천4백44여 곳 중 3백여 사찰에서 어린이 법회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청소년 법회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적은 수준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6백여 개가 넘는 사찰 중 청소년 법회를 여는 곳은 1/1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청소년 포교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사찰의 참여율 외에도 전문 인력과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불교경전 편찬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콘텐츠 활용도 높여야

조계종포교원(원장 혜총)은 2007년을 ‘어린이청소년포교 원년’으로 정하고 어린이청소년포교 3개년 계획에 따라 포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왔다. 청소년 포교에 앞서 포교원은 어린이포교에 주력한 이유는 어린이포교 활성화가 청소년포교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포교원은 포교사이트 ‘키즈붓다’ 개설을 비롯해 어린이 저학년ㆍ고학년용 법회 교재를 제작했으며, 불교애니메이션 및 어린이법회용 영어방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어린이포교 및 법회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에 만전을 기해왔다.

하지만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저간의 현실이다. 포교원은 당초 어린이법회를 운영하는 사찰을 3백여 곳에서 8백여 곳으로, 법회 참석 인원은 1만여 명에서 2만4천여 명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숫자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어린이청소년포교 3개년 계획에 따라 포교원은 △교재ㆍ교구 개발 △제도ㆍ조직 정비 △지도자 양성 및 관리 △포교 프로그램 및 콘텐츠 개발 등 4개 분야를 로드맵으로 정하고 이를 세분화해 단계별로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교재 개발이나 포교 콘텐츠 개발 같은 단기 완성이 가능한 계획은 작은 성과를 이뤘지만 제도ㆍ조직 정비와 지도자 양성 및 관리 분야의 경우는 예전과 비교해 별 진전이 없어 보인다.

현재 교재와 콘텐츠 개발을 통해 사찰 및 방송과 연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활용도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법회 운영 사찰이 늘고, 교재 및 콘텐츠 활용이 점진적으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지도자 양성이나 운영 노하우가 없다면 포교원이 개발한 콘텐츠는 활용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재원 재정 확보 관건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재원 확충이 선결돼야 한다.
종단은 우선 각 사찰들에 정기적인 후원기금 동참을 독려ㆍ홍보해야 한다. 포교원이 어린이청소년포교의 원년으로 삼은 2007년 어린이 청소년 포교를 위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내놓은 곳은 안국선원ㆍ한마음선원ㆍ신흥사 등이다. 포교원이 적은 예산을 가지고도 교재 개발, 방송콘텐츠 개발 등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사찰의 후원기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정된 예산 운영에 있어서 재정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급변하는 시대에 준하는 어린이ㆍ청소년 포교 종책을 수립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프로그램 개발도 제자리 걸음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1월 19일 열린 포교단체임원대회에서 포교부장 계성스님이 ‘포교활성화방안’을 주제로 한 특강을 통해 포교후원기금 조성에 대한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1천80명의 불자가 포교기금으로 1백 만원씩 후원하는 포교후원기금 조성 캠페인을 전개해 어린이ㆍ청소년포교 등 포교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게 스님의 복안이다. 이는 그 동안 종단 예산과 포교후원금으로만 사업을 펼쳐왔던 포교원이 능동적으로 예산 확보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것이어서 포교 기금 마련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도자 양성 전력해야

청소년포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예산 확보 외에도 지도자 양성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995년 파라미타청소년협회가 창립되기 이전만 해도 청소년 지도자수는 6천여 명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1천7백여 명으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청소년 육성을 위해서는 △불교청소년 지도자 육성업무를 포교원의 주요 업무에 포함시키고 △종단 내 각종 단체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해야 한다. 타 종교의 경우 오래전부터 청소년지도자 양성을 위해 대학 내 청소년 관련학과를 신설하고 종교적 마인드를 가진 청소년 복지사 등을 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 포교 분야에서 지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지도자와 청소년의 꾸준한 만남이 이뤄져야지만 질적인 포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절한 불자 청소년 지도자를 양성할 만한 기관이 교계에 많지 않은 것이 저간의 현실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종단이 앞장 서 지도자 교육이나 제도적인 지원 틀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종단은 그간 종단 차원에서 청소년 포교를 담당할 지도자 육성을 위한 연수나 교육 훈련 등에 힘을 싣지 않았다. 청소년 포교가 활성화되려면 포교원의 중장기적 방안 수립은 물론, 예산 편성에 청소년 지도자 교육을 포함시켜 지속적으로 청소년 지도자를 육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최승현 기자 trollss@jubul.co.kr
[주간불교 / 2009년 1월 23일]